Manna 24

무신론과 신앙의 경계 쯤에 있는 청년들에게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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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1.5세, 2세 목회자들과 인터뷰를 계속하려 한다. 한인이민자의 자녀로 자라나 목회자가 된 그들의 깊은 곳에 자리잡은 신앙은 어떤 것일까.  그들이 치열하게 고뇌하며 가는 믿음의 여정은 무엇일까.  그들은 성도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을까. 아니면 한인1세들에게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까. 내 안에서도 질문이 많다. 이런 질문을 갖고 모세 리 목사(Rosebrook Presbyterian Church)와 인터뷰를 했다. 인터뷰 중 답을 들으며 계속된 질문들이 우리의 대화를 풍성하고 깊게했다.

한인이민 2세로서 믿음을 갖고 살아오면서 느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한인 이민 교회에서 자란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가장 큰 장점은 유대감이었던 것 같다. 교회 집사님들께서 제 이름을 아신다는 것, 항상 음식을 나누며 서로를 대접하던 것을 기억한다. 어린 시절의 기억 중 가장 좋았던 것은 (교회의) 친교실이었다. 자라면서 뭔가를 성취할 때마다 다 함께 축하하고 격려받았을 뿐만 아니라 항상 누군가가 절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것들은 이민 교회 밖에서는 잘 찾아보기가 힘들다. 북미주 사회의 개인주의적 성향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권사님들로부터 받은 김치는 사랑과 기도가 담긴 것이었다. 마트에서 사는 김치와는 비교할 수도 없다.

반면 동시에 율법주의적인 면이 있었다. 성경적인 전통과 한국교회의 전통 사이에는 약간의 혼돈과 융합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넥타이를 매야 한다거나 어떤 식으로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 등은 사회적인 것이다. 성경은 그저 ‘겸손’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한인 이민 교회에서는 이것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형상화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에만 치중했다고 여기고 싶지는 않다.

다만 한인 이민 교회에 부족한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정신건강과 그 영향(트라우마)에 대한 대화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주제는 사람들이 회피한다.

성장하면서 이런 문제에 부딪혔을 때, 바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문제의 맥락을 파악하는 것에 더 주력했다. 문제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어째서 발생하는지, 언제 시작된 것인지에 대한 답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다.

한인들의 역사, 적어도 최근의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전쟁(6.25)’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할아버지 세대는 그 전쟁을 겪었고, 수많은 죽음과 트라우마, 배고픔과 커다란 어려움을 직접 경험한 세대이다. 현대의 정신건강 전문가와 연구진은 트라우마에 대한 기억이 인간의 유전자에 새겨질 수 있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직접 경험하지 않았어도 전 세대의 트라우마가 어른이 된 후대에게서도 발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커다란 일을 겪은 후 생긴 불안심리, 우울증 등이 저희 유전자에 각인된 채 자녀 세대에게로 대물림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겪지 않은 역사적 사건의 여파가 내 삶의 일부가 됐을 때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저희 부모님 세대는 할아버지 세대의 시대적 불행을 대물림한 첫 세대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모님 세대는 이 유전적 불행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셨을 것이다. 그 시절에는 정신건강이라든가 (정신분석적) 연구라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았다. 이런 연구들이 그 시대에 진행됐었다면 아마 많은 부분들이 이해됐을 것이다. 대물림된 (전쟁의) 트라우마는 이제 관계성에 영향을 미친다. 부모님 세대는 이슈의 시작에 대해 몰랐기 때문에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던 것이다.

그 대물림을 이어받은 저희 세대는 할아버지 세대에서부터 내려온 전쟁의 트라우마와 태평양을 건너 온 이민자의 어려움이라는 트라우마까지 복합적으로 소유하게 된다.

여러가지가 섞인 감정과 속으로 억눌린 정신건강 이슈를 이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세상에 속한 정신과 상담가들은 표면적인 인과관계를 해체해서 알려주거나 저희가 느끼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분석하고 분류함으로써 우리가 왜 일정 방식으로 느끼고 행동하는지를 알려주는 것까지는 할 수 있다. 그러나, 늘 최선의 해결책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취미 생활, 건강한 습관 들이기, 약물 복용, 어떤 활동을 통해 한 가지 문제에 집착하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등의 방법은 궁긍적인 해법은 아니다.

교회의 역할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정서적인 렌즈를 통해 힐링을 넘어 복음을 받아들이는 것, 내면의 복잡한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이해하는) 것을 교회가 해야 한다. 이전 세대가 이 과정을 두려워하면 다음 세대 또한 전진하기 힘들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친구 목회자의 세 자녀는 지금 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다니거나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최근 연락했을 때 자신의 세 자녀 모두 예수님을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순간 저는 ‘기적’이라고 생각했다.

목회자의 자녀들이 믿음을 물려받는 것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교회를 사랑하고 섬기는데, 자녀들은 18세가 되서 가정을 떠날 때 많은 고통과 슬픔을 안고 신앙을 잃어버린다.

친구에게 ‘영적인 복권에라도 당첨된 것이냐’라고 물었다. 어떻게 장성한 자녀가 예수님을 여전히 사랑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러다가 한 가지를 기억했다. 그 가정의 어머니는 전문 상담가이다. 그 가정은 자녀가 어렸을 때 많은 크리스천 가정이 그렇게 해야하듯 하루를 다 보낸 저녁 때 성경을 읽고 함께 기도했다고 한다. 하지만 한 가지를 더 했는데, 서로의 감정과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것이었다. 그날 하루를 지나면서 느낀 슬픔, 환희, 분노와 그렇게 만든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런 감정들을 이해하도록 도우면서 복음과 연결시켜 준 것이다. 그 모든 감정 또한 십자가로부터 온 것이다. 한국인 부모님이, 특히 목사님 부부가 자녀들을 그렇게 양육했다는 것을 처음 듣는 순간이었고,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다. 이것이 우리 한인 사회가 놓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며, 이 손실은 차세대에게 커다란 불이익이라고 본다.

저는 이것(세대 간의 단절과 손실)이 처음엔 저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축복으로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님 세대는 다음 세대가 원하는 대화에 귀 기울여 응해야 하고, 자신들이 갖고 있는 이슈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한다.

한인 2세 목회자로서 특별히 중요하게 여기거나 성도들을 케어(관심)하는 것이 있는가?

2세 한인 목회자로서 처음 교회를 개척했을 때 이미 잘 믿는 성도들이 얼마나 (새로 시작하는 교회와) 함께 하느냐는 제게 그렇게 중요하지 않았다. 고등학생 때부터 선교사가 되고 싶었고 하나님께 저를 위한 계획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 교회를 개척했을 때 포커스는 불신자, 무신론자 혹은 어떤 이유로든 교회를 떠난 사람들이었다. 그들을 끌어안음으로써 성장하고자 했다. 2세들에게 다가가는 것에도 다양한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단지 2세라는 것만으로 모두가 다 같지는 않다. 젊은층의 일부는 교회에서 자라고 여전히 교회에 머물러 있다. 그들에게도 그들만의 이슈가 있다. 하지만 교회에 머무는 청년보다 떠나는 청년이 훨씬 많다. 저는 그들을 품고 싶다.

저희 교회를 볼 때, 교회에 머물지 못했던 청년들을 볼 때 한 가지 대표적인 것은 그들에게 해답을 얻지 못한 수많은 질문들이 있다는 것이다. 교회를 향한 평가/비판이 제대로 이야기되거나 해소되지 못한 채 쌓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서방 세계에 존재하는 무신론자들의 수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을 알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을 무신론자라고 분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미래의 무신론자가 어디에서 양산되고 있는가?유스 그룹이다.

한 때 크리스찬이었던 청소년들이 가장 많은 미래의 무신론자들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그들이 갖고 있는 질문들과 어깨에 얹힌 짐은 무엇일까?

청소년들과 이야기하면서 깨달은 것은 그들이 지금 이 순간 신앙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해체 작업이라고 부른다. 기독교에 관해 질문이 있는 것이다. 무엇, 왜, 어떤 방식 등 자신들에게 전달되는 모든 것에 의문을 가질 수 있고, 처음에는 답을 얻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정신적, 감정적, 신엉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얻어지는 답보다 파생되는 질문이 더 많아질 때, 그들은 그냥 포기하고 만다. 결과적으로 (깊이 있는 신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무신론자가 된다. 그들이 원해서라기보다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청소년/청년들에게 다가갈 때 가장 큰 접촉점은 ‘공감’이다. 제 스스로, 청년으로서가 아니라 목회자로서 이런 질문들을 놓고 깊이 고민했던 것들에서 공감대를 느낀다.

독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약 5-6년 전의 미국의 정치적 상황이 아픔으로 다가왔던 기억이 있다. 제가 존경했던 크리스천 리더들이 이민자와 소수계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나 혐오의 태도를 받아들이는 것에 가슴 아팠고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이런 사람들을 믿을 수 없다면? 대체 나는 무엇을 믿고 있는가? 그들과 같은 신학/신앙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들은 왜 이런 말을 하는가? 이런 질문들이 제 스스로의 믿음에 대해 고찰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청년들이 이런 저의 고민을 알게 될 때 제가 1세대 목회자의 복사본이 아니라 그들처럼 질문하고 고민한다는 것에 안도하는 것 같다. 하지만 고민의 도착지는 무신론이나 급진적 자유주의가 아닌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이다. 신앙이 흔들린 청년들과의 교감은 공감에서 출발한다. 질문하는 것, 의구심을 갖는 것이 잘못 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도와야 한다. 저희가 갖고 있는 혹은 앞으로 갖게 될 질문들 중 예수님이 재림하실 때까지 답을 얻을 수 없는 것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괜찮다. 답을 찾을 수 없는 질문도 있을 수 있지만 답을 찾을 수 있는 질문도 많이 있다. 북미주 교회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의 신앙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가진 세계관 또는 북미주 기독교 사상을 넘어 아프리칸 교회, 아시안 교회, 라틴 아메리칸 교회를 아우르는 전 세계적인 안목으로 기독교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기독교 신앙이 훨씬 생동감있고 세밀하게, 하지만 아름답게 우리가 알고 있는 좌파/우파, 민주당/공화당의 한계를 넘어 뻗어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저희 교회에 오는 청년들은 자신들이 지나고 있는 기존 지식의 ‘해체’ 단계가 저희 교회에서는 안전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느낀다. 저희는 자주 저희 교회가 목회자 자녀들의 상담 센터 같다고 농담처럼 이야기한다. 무신론과 신앙의 경계 쯤에 있는 목회자의 자녀들이 무슨 이유에선지 저희 교회에 계속 출석한다. 그들과 함께 깊이 있게 다루기 어려운 질문들을 묻고 있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에게 이 과정은 매우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들을 정치적인 홈리스 같다고 느낀다. 소속감이 없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이들은 실망속에서 신앙을 잃게 된다. 그들이 원해서가 아니라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인터뷰 1부)

모세 리 목사와의 인터뷰는 1부와 2부로 진행되며 그 첫편인 1부는 오는 12일 수요일 오전 10시 만나24TV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 방송될 예정이다.

Rosebrook Presbyterian Church
주소 : 5911 Ridgway Ave, Rockville, MD 20851
웹사이트 :  www.rosebrookchurch.com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요 3:16).
For God so loved the world that he gave his one and only Son, that whoever believes in him shall not perish but have eternal life. (John 3:16 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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