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na 24

노숙자 전도, 노방전도, 개인전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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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에서 노숙자 전도는 별로 하지 못하고, 몇 년 노방전도만 하다가, 어느 해 성탄 즈음에 샌디에고로 이사를 하게 되었다. 혹한에 노숙하던 보스턴의 노숙자들을 보다가, 샌디에고에 오니 이곳은 별천지다. 노숙자들에게 혹한은 커녕 추위란 아예 없고 온화한 날씨가 일년 내내 계속된다. 미국에서도 돈 많은 부자들이 이곳에 은퇴하여 여생을 보낸다는 곳이다. 기후가 이러니 노숙자라면 누구나, 내가 노숙자라면 나도, 기를 쓰고 보스턴이나 DC 같은 추운 곳에서 이곳으로 올 것 같다. 그래서 추위가 없는 LA나 샌디에고에는 노숙자들이 넘쳐난다. 여기 지하철은 길지 않고 2량, 3량을 끌고 가는데, 그래서 trolley 트롤리라고 하는데, 역 마다 노숙자들이 여기저기 서성거리고 있다. 나는 노숙자 전도도 하고, 일반 행인 전도도 하는데, 역시 일반인은 전도에 냉담하고, 노숙자들은 전도에 대한 수용성이 좋아서, 나는 잔돈 한 뭉치, 전도지 한 뭉치를 들고 노숙자 전도를 더 선호하게 된다. 여기서 Richard Daniels 라는 목사를 만나 동역하게 되었는데, 이 분은 원래 노숙자 였는데, 어떻게 부름을 받아 목사가 되고, 노숙자들에게 설교를 하는 일을 하게 되었다. Rich가 설교하는 곳에서는 점심을 주는데, 꼭 예배를 드리고, 배식을 한다. 교회나 예수 믿는 사람들이 노숙자를 크게, 잘 도우면서도 예수 믿으라는 소리를 잘 안하는데, 여기는 밥 주고, 예수 믿으라고 전한다. 나는 작은 일이라도, 참으로 조그만 일이라도, 소자에게 냉수 한 그릇을 주면서도 예수의 이름으로 하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Rich와 이곳을 매주 찾아 노숙자 배식을 돕고, 친교를 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Rich와 전화가 불통이 되고, 그의 Facebook도 활동이 멈추었다. 이리저리 수소문해 봐도, 찾지 못했는데, 돌아 가신 것이 분명했다. 자주 만나다가도 이렇게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빈번한 것이 노숙자 세계이다.

사실 노방전도라는 것이,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전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서로 눈과 눈이 맞고, 마음과 마음이 통해야 성립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하여 언제나 기회를 보아야 한다. 처음에는 기회를 본다는 것에 신경이 많이 쓰이지만, 언젠가는 자연스럽게 좋은 기회를 포착하는 기량을 갖게 된다. 동네 길가에서 초등학교 아이들(대개 여자아이들)이 레몬 주스를 팔고 있다. 미국 아이들은 참 예쁘다, 특히 잘 웃어서 귀엽다. 지나가는 사람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지만,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무슨 목적으로 주스를 파느냐, 얼마나 벌었냐, 등을 물으면서 대화한다. 애들은 종알종알 얘기를 잘 한다. 또 내가 할아버지지만 이래뵈도 고객이니 그들은 친절하게 내게 신경을 쓴다. 좀 시간이 흐르고, 나는 주스를 한잔 사고, 물론 돈을 좀 많이 준다. 그리고 좀 마시면서 또 이야기를 한다. 가능하면 아이들이 이야기를 많이 하게 한다. 그리고 마지막 떠나면서 한마디 한다. ‘I’m a Korean, a Christian. 네 친구들 중에 교회 다니는 아이 있지? 걔들 따라 교회 가보렴, 좋은 친구들, 재미있는 일들이 많단다.’ 그리고 덧 붙이는 한마디는 ‘얘들아, 이 향기롭고 맛있는 레몬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씨앗을 주신 거란다, 언제나 레몬 주스를 마실 때마다, 하나님께 감사하렴!’ 이다. 아마 장래 그들은 기억하리라! 주스를 사고, 돈을 많이 주고, 좋은 이야기를 해 준 한 아시아인 할아버지를, 그리고 언젠가는 교회를 찾으리라, 그리고 덤으로 한국을 좋게 보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나는 세상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조국 대한민국의 국위선양도 늘 염두에 둔다. 노숙자 전도하는 사람들 중에도 아시아계는 드물다. 그래서 가끔 질문을 받는다, 어디서 왔느냐고. 그러면 나는 겸손히, 공손히, 최선을 다하여, 내 조국 한국을 간단히, 좋게 소개 하곤 한다. 하튼, 나는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성공 하든지 못 하든지, 멸시를 당하든지 존경을 받든지, 예수ㅡ천국을 전할 기회를 보면서 걷는다.

전철에서 옆에 앉은 40대 남성이 커피를 마시는데, 커피향이 좋다. 나는 조심스레 대화를 시도한다. 귀찬케 하지 말고,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해야 한다. 커피를 좋아하느냐, 커피가 몸에 좋으냐, 몇 잔이나 마시나, 무슨 원두를 선호하나 등등. 그리고 내가 아는 커피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고, 인터넷에 Harvard, coffee, prostate cancer 라고 치면 한 보고서가 나오는데, 커피가 전립선 암 환자에게 아주 좋은 식품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온다. 또 뿐만 아니라, 전립선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는 내용도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전립선 암에 좋다면 다른 암에도 좋겠지, 남자에게 좋으면 여자에게도 좋겠지(이건 내 부연 설명이다), 그러니 커피를 자주 마시라. 그리고 마지막 이 한마디를 잊지 않는다. ‘이 원두는 하나님이 너를 위해서, 또 나를 위해서 만드신 것이니, 커피 마실 때 마다 하나님께 감사하시라’

사실 일반인에게 전도하는 것은 위의 경우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노숙자들은 상한 심령이고, 준비된 영혼들이니 전도하기가 아주 수월하다. 예를 들자면,

1 한 노숙인이 작은 깡통에 불을 지펴 쬐고 있다. 나는 지나가다가 신기하다면 그 앞에 같이 쭈구리고 앉는다. 붓는 연료며, 잔뜩 구겨 넣은 종이며, 살살 피어 오르는 화력이며, 보통 사람은 그런 깡통 화로 만들기 어렵다. 너 머리가 좋다, 정말 따뜻하구나! 그러면 그는 얼굴이 환해 지며, 자기가 보이 스카웃 여러 해 했다며, 형제들, 친구들,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한다.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가 내 앞에서 즐겁게, 장황하게 자기 이야기를 한다. 나는 어느새 그의 청중이 되었고, 그는 나의 청중이 되었다. 우리 사이는 금세 좋아 졌고, 지금 잔돈과 전도지와 복음이 그의 영혼을 살릴지 모른다.

2 거구의 노숙자가 길가 잔디밭 모퉁이에 앉아 담배에 뭔가를 섞어 돌돌 말고 있다. 그 앞에는 노트북 크기의 커다란 남자 사진이 가방에 비스듬이 놓여 있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를 찬찬이 바라 보다가, 이 사진은 누구냐고 묻는다. 얼마 전에 죽은 3살 아래 동생 제임스란다. 이야기를 겨우 한두마디 나누었을 뿐인데, 그는 철철 눈물을 흘리며 동생 이야기를 한다. 거구라서 눈물 방울도 크다. 그렇다, 지나가는 그 많은 사람들 가운데 아무도 이 사진을, 이 노숙인을 눈여겨 보지 않은 건데, 나의 한 두마디 친절한 대화가 그의 마음을 건드리고, 마음을 쏟게 하는거다. 그리고 나는 전도하면서 위로한다. 그가 담배에 섞는 마른 잎은 대마초(마리화나, 카나비스)인데, 허기를 달래고, 우울을 사라지게 하고, 몸의 곳곳 통증을 낫게하는 신기한 약초라서, 노숙자들에게는 아주 요긴한 기호품이다. 각 나라마다 마리화니를 불법으로 심하게 단속하다가, 하도 기호품으로 효과가 좋고, 중독성도 거의 없고, 병 치유도 탁월하여, 결국 대중의 요구에 굴복하여 판매 허가를 받은 것이다. 이 거구의 사나이는 한참 울고, 담배를 피우고, 편안해 졌다. 세상에서는 아무도 그를 위로해 주지 않는다.

3 웨슬리는 언제나 스타벅스 앞 그 자리에서, 휠체어에 앉아 날마다 노래를 부른다. 대개 무슨 사랑 노래인데, 아주 즐겁게 열심히 부른다. 나는 거기 도착하면, 가끔 그의 노래에 맞춰 엉덩이를 흔들며 춤을 추고(내가 미쳤나, 그걸 춤이라고 추다니!) 사람들은 지나가며 웃고 손을 흔들고, 그러면 웨슬리는 더욱 신나게 노래를 부른다. 나는 그와 오랜 동안 좋은 친구이고, 그는 나를 주위 노숙자들에게 좋은 사람, 좋은 기독교인, 좋은 한국 사람이라고 선전을 한다.

이렇게 나와 열번 스무번 만나는 노숙자도 있고, 거의 날마다 만나는 사람도 있다. 그들 가운데는 기독교를 접한 사람도 있고, 잘 믿는 사람도 있고, 아예 깡통도 많지만, 나는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말대로 날마다 그들을 대한다. 거의 같은 전도지, 거의 같은 설교, 같은 액수의 잔돈을 건네지만, 내게는 날마다 그들을 대하는 것이 새롭다. 노숙자 전도는 일반인 전도 보다 열배는 쉽다, 아니 백배는 쉽다(좀 과장된 말이지만). 그러나 천국에 가는 사람은 보통 사람이나 노숙자나 한 사람으로 치지, 보통 사람 하나를 노숙자 백명으로 환산하지는 않는다. 전도에 생산성이 아주 높다. 모두들 이런 노방 전도, 개인 전도를 해 보시라. 반드시 열매가 있을 것이다. 할렐루야!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요 3:16).
For God so loved the world that he gave his one and only Son, that whoever believes in him shall not perish but have eternal life. (John 3:16 N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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