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na 24

겨울 거리에서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한겨울 혹한 속에서 길 위에서 밤을 보내야 한다면 과연 잠이 올까. 눈과 비, 바람과 영하의 추위 속에서 담요마저 젖어 버리는 상황을 생각하면 얼마나 혹독할지 짐작하기 어렵다. 우리는 추우면 집이나 카페로 들어가 따뜻한 침대에서 잠들 수 있지만, 어떤 이들에게 겨울은 생존의 시간이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보다도 따사한 봄이 오기를 간절히 기다린다. 요즘 거리에서 햇볕이 드는 모퉁이에 앉아 졸고 있는 노숙자들을 보면, 그 햇살이 하나님이 주신 생명의 선물처럼 느껴진다. 만물을 살리는 따뜻한 햇볕이 혹독한 겨울을 견디는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겨울 동안 보이지 않던 노숙자들의 얼굴이 떠오르면 그들이 무사히 지내고 있기를 생각하게 된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복음을 전했던 사람들의 모습이 마음에 남아, 이 땅에서 다시 만나지 못하더라도 하나님 나라에서 다시 만나기를 소망하게 된다. 성경 말씀처럼 한 영혼의 회개는 하늘에서도 큰 기쁨이 되기 때문이다.

노숙자들과 함께하는 월요 성경공부 시간은 작은 희망의 시간이 된다. 스타벅스에서 둘러앉아 성경을 읽으며 그들이 당당하게 말씀을 나누는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 그 시간을 통해 평소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집과 식탁, 그리고 편히 누울 수 있는 침대가 얼마나 큰 은혜인지 깨닫게 된다. 노숙자들과 함께하는 삶을 통해 불평은 사라지고 감사와 겸손만 남게 된다.

세상은 때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여전히 이웃을 향한 사랑과 작은 섬김이 필요하다. 교회와 공동체, 그리고 우리 각 사람이 먼저 바르게 살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볼 때 세상은 조금씩 달라질 것이다. 그 변화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을 향한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될 것이다.

문의: 202 834 1922 / jinwhanch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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