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에서 노숙자들을 만나 전도하며 지내다 보면, 인간의 삶이 얼마나 연약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잠자리와 음식, 씻을 곳만 있어도 감사할 텐데, 노숙자들은 그 기본적인 삶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에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소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필자는 전도지와 작은 음료, 때로는 몇 달러를 나누며 노숙자들과 대화를 나눈다. 시원한 콜라 한 캔과 따뜻한 관심은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여는 통로가 되곤 한다. 복음을 전할 때 오히려 내가 위로를 받고, 그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지는 것을 본다. 노숙자들은 물질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자신을 한 사람의 인격체로 대해 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을 더 반기는 경우가 많다. 짧은 대화 한마디가 하루를 견디게 하는 힘이 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전도지와 소액의 후원금을 담은 ‘전도 패킷’을 만들어 동역자들과 나누고 있다. 혼자 하는 사역보다 더 많은 사람이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작은 시도다. 노숙자 사역은 거창한 프로그램보다 한 사람을 향한 관심과 사랑에서 시작된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전도지 한 장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따뜻한 음료 한 잔이 하나님 사랑을 경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노숙자들의 삶을 바라보며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성경은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시편 90편)고 말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사느냐다. 가족을 사랑하고, 맡겨진 책임을 다하며, 하나님 안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복일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장수와 성공을 복으로 여기지만,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는 하루가 그 어떤 성공보다 귀한 가치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노숙자들은 우리보다 훨씬 힘든 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그들을 통해 오히려 인생의 본질을 배우게 된다.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삶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며, 오늘 내게 주어진 것들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를 돌아보게 된다.
세상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세상을 주관하고 계신다. 무더운 여름 속에서도 곡식이 익어 풍성한 가을을 준비하듯, 우리 또한 감사와 소망 가운데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하나님의 은혜는 오늘도 충분하며, 그분이 허락하신 삶의 날들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더운 여름에도 건강을 지키며,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무엇보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 안에서 살아가는 복된 날들이 되기를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