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지역에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화씨 10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 사람들은 시원한 실내를 찾고, 외출을 자제하며 하루를 보낸다. 불과 몇 도의 온도 차이에도 사람의 생명이 위협받는 모습을 보며, 인간이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이럴 때마다 당연하게 여겼던 하루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 매일 떠오르는 태양과 계절의 변화, 그리고 변함없이 흘러가는 시간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에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두셨다고 말씀한다. 우리는 모두 유한한 삶을 살지만, 동시에 영원을 갈망하며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최근 나는 노숙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여러 인터뷰 영상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영상 속 노숙자들은 공통적으로 같은 이야기를 한다.
“사람들이 나를 보지 않는 것 같다.”
그들은 배고픔과 추위, 더위보다도 사회로부터 잊혀진 존재가 되는 것을 더 힘들어했다. 어떤 이는 “오늘이 몇 월 며칠인지도 모른다”고 말했고, 어떤 이는 “누군가 돈을 주는 것도 고맙지만 눈을 마주치고 잠시 이야기해 주는 것이 더 좋다”고 했다. 또 어떤 여성은 이혼 후 자동차 한 대를 집 삼아 살아가면서도 매일 직장에 나가고 있었다. 가족과 연락이 끊긴 사람도 있었고, 수년째 거리에서 생활하며 친구 한 명 없는 삶을 견디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노숙 문제는 단순히 경제적 어려움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외로움과 단절, 상실감이 그들의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노숙자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의외로 돈이 아니라 친구와 대화 상대라는 말을 한다.
우리는 세상을 바꾸는 거대한 일을 할 수는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길에서 만나는 노숙자에게 미소를 건네고, “굿모닝” 한마디를 전하고, 때로는 음료수 한 병을 나누어 줄 수는 있다. 작은 관심과 존중이 누군가에게는 하루를 버틸 힘이 될 수 있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다. 솔로몬은 세상의 모든 부귀영화를 누린 후에도 “헛되고 헛되며 모든 것이 헛되다”고 고백했다. 결국 우리 삶에 남는 것은 얼마나 많이 가졌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사랑했고, 얼마나 섬겼으며, 얼마나 다른 사람의 삶에 선한 영향을 남겼는가일 것이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 건강을 잘 챙기시기 바란다. 그리고 잠시 걸음을 늦추어 주변을 돌아보자. 폭염 속에서도 거리에서 하루를 견디고 있는 사람들, 외로움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 도움을 기다리는 이웃들이 우리 곁에 있다.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간다면, 그들을 향한 작은 관심과 사랑이 우리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줄 것이다.
정진환 목사 : jinwhanchung@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