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자들이 로마서 8장을 2,000여년 동안 놓지 못한 이유는 로마서 8장 전체에 흐르는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롬 8:14)”는 성령의 혁명성입니다. 로마서 8장에는 성령이라는 단어가 무려 20번 이상 등장합니다.
사도바울이 로마서 7장 19절에서의 외침은 온 인류의 내면에서 터져 나오는 절규입니다. 처절한 인간의 무력함을 고백합니다(롬7:19). 율법을 알아도 선한 것을 알아도 의지와 지식만으로는 변화될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7장은 낱낱이 보여 줍니다. 8장은 그 절망의 끝에서 시작합니다. 이 구조가 바로 성경의 천재성입니다. 7장 없이 8장을 읽으면 성령의 역사가 얼마나 기적인지를 모릅니다. 그러나 7장의 절망을 통과한 사람만이 8장에서 성령님의 손길이 얼마나 혁명적인지를 온몸으로 체감하며 선언합니다. 로마서 8장 2절은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라고 선포합니다.
여기서 사도바울이 사용하는 언어는 충격적입니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 성령의 역사를 법이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 율법이 법이듯 성령의 역사도 하나의 법칙처럼 작동한다는 것입니다. 죄와 사망을 향한 인간 본성의 중력이 하나의 법칙처럼 작동하지만, 그것을 이기는 더 높은 법칙인 성령의 법이 있다는 선언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적 위로가 아니라 영적 물리학의 선언입니다.
이 성령론은 8장 14절에서 더욱 친밀하고 놀라운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무릇 하나님의 영으로 인도함을 받는 사람은 곧 하나님의 아들이라(롬 8:14)” 성령의 역할이 단순히 능력을 주는 것을 넘어 하나님과의 관계 자체를 회복하여 하나님의 아들이 되게 합니다. 15절과 16절이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극적인 결론을 제시합니다. “너희는 다시 무서워하는 종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양자의 영을 받았으므로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짖느니라 성령이 친히 우리의 영과 더불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증언하시나니(롬 8:15.16)” 아빠라는 단어는 헬라어가 아니라 아람어입니다.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부르짖으셨던 바로 그 단어가 아빠입니다(막14:36). 마가복음 14장 36절에 예수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부르짖은 아빠 아버지 친밀한 호칭을 사도바울은 우리 모두가 성령 안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노예가 주인에게 쓰는 격식 있는 호칭이 아니라, 어린아이가 아버지의 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내뱉는 그 친밀한 부름 이것이 성령이 우리에게 주시는 정체성의 혁명입니다.
신학자 고든 피(Gordon D. Fee)는 저서 하나님의 능력 주시는 임재(God’s Empowering Presence)라는 책에서 로마서 8장을 성령에 관한 사도바울의 가장 완성된 교향곡이라 불렀습니다.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 부르며 하나님의 성령에 의한 생활로 살아가기를 축원합니다.



